등장인물
『시민 케인』의 중심 인물은 찰스 포스터 케인(Charles Foster Kane)이다. 그는 어린 시절 가난한 집안을 떠나 언론 재벌로 성장하지만, 자신의 권력과 부에도 쉽게 채워지지 않는 내면의 공허와 외로움을 안고 있다. 그는 언론을 통해 영향력을 행사하며 미국 정치와 사회에 큰 파장을 불러일으키지만, 동시에 깊은 고독을 벗어나지 못한다.
기자 데이페스 위버(Thompson)도 중요한 인물이다. 그는 케인의 삶과 죽음에 숨겨진 의미를 파헤치기 위해 여러 사람을 인터뷰하며 내러티브를 재구성한다. 이 과정을 통해 관객은 케인의 진짜 모습—아이처럼 순수하나 왜곡된—을 마주하게 된다.
그 외에도 케인의 연인 수잔 앤더슨(Susan), 부인 에밀리(Emily), 그리고 양아들 존 케이 사이먼즈(John "Sonny" Kane)의 존재는 케인의 복잡한 감정선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들은 그와 함께 번영과 몰락, 애정과 배신의 궤적을 따라간다.
줄거리
영화는 언론 재벌 찰스 포스터 케인의 죽음과 마지막 남긴 단어 ‘로즈버드(Rosebud)’를 중심으로 시작된다. 기자 존 데이페스 위버는 ‘로즈버드’라는 단어가 케인의 삶을 규정할 수 있다는 가설 아래, 그의 가까운 사람들을 인터뷰하며 회상 형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초기에는 케인이 어린 소년으로 묘사되며, 어린 시절 가족이 그를 떠나 보내며 준 슬픈 선물이자 마지막 기억이 바로 ‘썰매(Rosebud)’였다. 그 슬프고 순수했던 기억은 점차 성공이라는 이름으로 대체되지만, 여전히 그의 마음속 깊은 곳을 자극한다.
성인이 된 케인은 신문 사업에 뛰어들어 대중의 관심과 권력을 얻지만, 그의 인간 관계는 파탄나기 시작한다. 사랑과 우정, 정치적 이해가 얽히면서 결국 케인은 결국 자신만의 외로움 속으로 빠져든다. 마지막 ‘로즈버드’의 의미가 밝혀지는 순간, 관객은 그 모든 금전과 명예 뒤에 자리한 인간 찰스 케인의 슬픔을 마주하게 된다.
감상평
『시민 케인』은 영화 역사상 혁신적이고 문학적인 명작으로 평가받는다. 촬영 기법에서는 깊은 공간 표현, 비스듬한 앵글, 유리창을 통한 심리적 거리감 표현 등이 사용되었고, 이는 이후 영화 제작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이야기 구조 또한 ‘플래시백’과 다중 관점으로 엮는 방식이 당시로서는 획기적이었다.
찰스 케인은 전형적인 권력가이면서도 동시에 한 소년이자 애처로운 인간이다. 그가 마지막에 떠올린 ‘로즈버드’라는 단어 하나는 그가 결코 잊을 수 없었던 단순하지만 진실한 행복의 순간을 뜻하며, 인간의 내면을 꿰뚫는 깊은 울림을 준다.
영화를 본 후에도 ‘권력으로 모든 것을 대체할 수 없다는 것’, ‘어린 시절의 순수는 시간이 지나도 곁을 떠나지 않는다’는 메시지가 길게 여운으로 남는다. 이 작품은 영화를 예술로 승격시켰다는 점에서, 그리고 인간의 존재를 영화의 언어로 풀어냈다는 점에서 전 세계 영화팬과 제작자들 모두가 보아야 할 고전 중의 고전으로 꼽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