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장인물
『대부』는 영화 역사상 가장 강렬한 캐릭터 군상을 그려낸 작품이다. 이야기의 중심에는 코를레오네 가문이 있으며, 각 인물은 권력, 가족, 명예, 배신 등 수많은 테마를 상징한다.
비토 코를레오네(Vito Corleone)는 가문의 수장이자 ‘대부’로 불리는 인물이다. 그는 마피아 세계에서 절대적인 영향력을 가지며, 폭력보다는 신중하고 이성적인 판단으로 문제를 해결한다. 마론 브란도가 연기한 이 인물은 부드러움과 공포, 사랑과 냉혹함이 공존하는 복합적인 존재다.
마이클 코를레오네(Michael Corleone)는 비토의 막내아들이자, 처음에는 가문의 범죄와 거리를 두려 하지만 결국 중심으로 들어가게 된다. 그는 순수한 대학생에서 무자비한 지도자로 변모해가는 과정을 통해 인간성과 권력의 역설을 상징한다.
톰 헤이건(Tom Hagen)은 입양된 형제이자 가문의 법률 자문이다. 감정보다 이성을 중시하며 조직 운영의 중심축 역할을 한다. 또한 소니(Sonny), 프레도(Fredo) 등 형제들과의 관계 역시 복잡하고 상징적이다. 각 인물은 단순한 조연이 아니라 가문의 운명과 가치관의 분화를 보여주는 주체다.
줄거리
영화는 코를레오네 가문의 딸 결혼식 장면으로 시작된다. 많은 사람들이 ‘대부’ 비토 코를레오네에게 도움을 청하러 오고, 비토는 고요하면서도 위엄 있게 문제를 처리한다. 그러나 마피아 세계는 새로운 세력의 도전에 직면하게 된다.
뉴욕의 다른 패밀리들은 마약 거래를 추진하며 코를레오네에게 협력을 요청하지만, 그는 이를 거절한다. 이로 인해 코를레오네 가문은 암살 시도와 보복에 휘말리게 된다. 비토는 총에 맞고 쓰러지고, 장남 소니는 복수에 나서다 죽음을 맞는다. 가문은 혼란에 빠지고, 결국 군 복무 중이던 막내아들 마이클이 상황에 개입하게 된다.
마이클은 처음에는 단순히 아버지를 지키기 위해 움직이지만, 점차 가문의 중심에 서며 냉혹한 선택을 내리게 된다. 그는 복수를 위해 두 명의 조직 보스를 암살하고, 시칠리아로 피신했다가 비극적인 사건을 겪는다. 이후 미국으로 돌아온 그는 비토의 후계자가 되고, 조직을 정비하며 권력을 장악해나간다.
결국 마이클은 아버지의 죽음 이후 모든 적들을 제거하고, 대부로서 완전한 권좌에 오른다. 마지막 장면에서 그는 가문에 대한 충성 맹세를 받으며 문이 천천히 닫히고, 케이(아내)는 그가 이제 되돌릴 수 없는 존재가 되었음을 깨닫는다.
감상평
『대부』는 단순한 범죄 영화가 아니다. 그것은 가족과 권력, 도덕과 타락, 전통과 변화에 대한 장대한 서사시다.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는 이 작품을 통해 미국의 정체성과 이민자 문화, 그리고 자본주의의 명암을 동시에 그려냈다.
마론 브란도는 비토 코를레오네를 통해 마피아 보스의 기존 이미지를 뒤엎는다. 그는 폭력이 아닌 지혜와 카리스마로 움직이며, 동시에 자식들에게는 따뜻한 아버지이기도 하다. 반면 마이클은 냉철한 계산력과 복수심으로 가문을 지키지만, 그 과정에서 인간성을 잃어간다. 이 대비는 영화의 핵심 갈등이다.
영화의 시각적 연출도 매우 뛰어나다. 어두운 조명, 긴 침묵, 느린 편집은 인물의 내면을 강조하며, 음악 역시 중후한 감정을 증폭시킨다. 특히 니노 로타의 주제곡은 영화의 정서를 상징하는 아이콘으로 자리잡았다.
『대부』는 영화사에서 가장 완성도 높은 작품 중 하나로, 단순히 고전이 아니라 ‘영화란 무엇인가’를 새롭게 정의한 작품이다. 그것은 장면마다 숨겨진 은유와 상징, 인물들의 감정선, 시대를 아우르는 서사까지 모든 요소가 조화롭게 엮여 있기 때문이다.
마이클이 문 너머로 사라질 때, 우리는 묻는다. 권력은 무엇이고, 가족이란 무엇인가? 『대부』는 이 질문을 가장 치열하고, 아름답게 던진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