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장인물
『안녕, 나의 소울메이트』는 13살부터 30살까지, 오랜 세월을 함께한 두 여성의 우정과 갈등, 성장과 이별을 그린 대만 영화다. 단순한 청춘물이 아니라, 감정의 깊이와 복잡함, 인생의 굴곡 속에서 우정이 가지는 의미를 진중하게 담아낸 작품이다.
**리안션(안셩)**은 자유롭고 열정적인 성격을 가진 인물로, 규칙에 얽매이기를 거부한다. 거침없는 표현력과 직감적인 행동으로 세상을 살아가지만, 내면에는 외로움과 불안이 자리잡고 있다.
**치아오(수쥔)**는 차분하고 성실한 인물로, 학업과 가정, 일상에 충실한 삶을 지향한다. 안셩과는 정반대의 성격이지만, 오히려 그 때문에 둘은 서로에게 강하게 이끌린다.
지안빙은 두 사람의 삶 사이에 등장하는 남성으로, 단순한 연애 상대 이상의 존재다. 그의 존재는 두 여자의 관계에 균열을 만들기도 하고, 감정의 본질을 들여다보게 하는 계기를 제공한다.
줄거리
리안션과 치아오는 13살에 처음 만나 서로에게 빠르게 가까워진다. 서로 다른 가정 환경과 성격을 지녔지만, 둘은 서로에게 없는 것을 채워주는 존재다. 누군가는 치아오가 안셩을 통해 자유를 배우고, 누군가는 안셩이 치아오를 통해 안정감을 찾는다고 말할 것이다.
시간이 흐르며 두 사람은 청소년기를 함께 보내고, 첫사랑도 함께 겪는다. 하지만 성인이 되면서 삶의 방향이 달라지고, 지안빙이라는 남자를 계기로 그들의 관계는 복잡해진다.
지안빙은 처음에는 안셩과 가까워지지만, 이후 치아오에게 마음을 기울이게 된다. 세 사람 사이의 감정은 단순한 삼각관계 이상의 깊이를 갖고 전개된다. 안셩은 마음을 드러내지 않고 치아오에게 양보하지만, 그것이 갈등과 상처로 이어진다.
결국 둘은 멀어지게 되고, 안셩은 떠돌듯 여러 도시를 전전하며 스스로의 존재 이유를 찾는다. 반면 치아오는 사회에 적응하며 안정된 삶을 꾸린다. 하지만 시간은 모든 걸 해결해주지 않는다. 30살이 된 어느 날, 치아오는 출판사에 들어온 한 원고를 읽고 충격에 빠진다. 그것은 오랜만에 만난 안셩이 쓴 글이었다.
이 글을 통해 치아오는 안셩의 진심을, 그리고 그들이 함께한 시간의 의미를 되새긴다. 영화는 결국 안셩이 세상을 떠났음을 암시하며, 치아오가 다시 그와의 추억을 마음속에 되살리며 마무리된다.
감상평
『안녕, 나의 소울메이트』는 진정한 관계란 무엇인지 묻는다. 단순히 우정과 사랑을 구분하는 영화가 아니다. 오히려 ‘한 사람을 이해하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에 대해 묻는다.
마저리우(마사순)와 저우둥위는 각각 안셩과 치아오 역을 맡아 압도적인 연기력을 보여준다. 둘의 감정선은 말보다 표정, 시선, 침묵으로 드러난다. 두 배우는 실제로도 ‘소울메이트’처럼 자연스러운 호흡을 보여주며, 그 감정이 관객에게까지 진하게 전달된다.
이 영화의 뛰어난 점은, 어떤 선택이 옳고 그른지를 말하지 않는 데 있다. 누구의 감정이 더 진짜인지 묻지도 않는다. 다만, 사람과 사람 사이에 얼마나 많은 미묘함이 있는지, 그리고 그걸 얼마나 자주 우리는 오해하는지를 조용히 보여준다.
영상미 역시 인상적이다. 빛이 스며드는 교실, 해가 지는 거리, 바닷가, 복잡한 도시의 골목—모든 장면이 감정을 담은 그림처럼 다가온다. 사운드트랙은 강요 없이 감정을 따라가며, 몰입을 돕는다.
이 영화는 단순한 청춘 영화가 아니다. 사는 동안 우리가 몇 사람이나 마음을 깊이 나눌 수 있는지, 그 관계가 시간과 공간, 감정의 굴곡을 견뎌낼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그리고 이 질문은 모든 관객에게 자신의 ‘소울메이트’를 떠올리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