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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우리 (One Day, 2011) 등장인물, 줄거리, 감상평

by lovely072 2025. 7. 10.

등장인물

『오늘, 우리(One Day)』는 스무 살의 여름, 우연히 시작된 인연이 오랜 시간 동안 어떻게 이어지고 변해가는지를 섬세하게 그려낸 감성 로맨스다. 한 날, 7월 15일이라는 날짜만을 따라가며 두 사람의 감정이 교차하는 과정을 통해 사랑과 우정, 인생의 흐름을 조용히 비춘다.

**엠마 모를리(Emma Morley)**는 진중하고 이상주의적인 여성으로, 문학과 사회 정의에 관심이 많다. 평범한 출신이지만 깊이 있는 사고를 가진 인물로, 사랑에 있어서도 쉽게 흔들리지 않는 진심을 지닌다.

**덱스터 메이휴(Dexter Mayhew)**는 매력적이고 외향적인 성격을 가진 남성으로, 자유로운 삶과 인기를 즐긴다. 유복한 집안 출신으로 엠마와는 반대되는 환경에서 자랐으며, 자주 충동적이지만 내면에 공허함을 안고 있다.


줄거리

1988년 7월 15일, 대학 졸업식 날 밤. 엠마와 덱스터는 처음으로 깊은 대화를 나누고, 감정적인 연결을 느낀다. 로맨틱한 기류 속에서도 그들은 친구로 남기로 한다. 그리고 이 날은 두 사람의 인생에 매년 한 번, 특별한 날로 반복된다.

영화는 이들이 매년 7월 15일에 서로를 만나거나, 만나지 못하더라도 각자의 삶에서 어떤 위치에 있는지를 보여주는 방식으로 전개된다. 엠마는 교사로 일하며 글을 쓰는 삶을 꿈꾸고, 덱스터는 방송계에서 화려한 커리어를 쌓지만 점점 내면의 공허함을 느낀다.

삶은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간다. 두 사람은 때때로 가까워지기도 하고, 멀어지기도 하며 각자의 연애와 실패, 성공을 겪는다. 어떤 해엔 가까워지고, 어떤 해엔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며 상처를 남기기도 한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두 사람은 서로에게 단순한 친구 이상의 존재임을 깨닫는다. 결국 엠마와 덱스터는 다시 만나 진짜 연인으로 이어지고, 새로운 삶을 시작하려 한다. 그러나 그 순간, 갑작스러운 사고로 엠마가 세상을 떠난다.

그 후 덱스터는 7월 15일마다 엠마와 함께했던 시간들을 되새기며, 그녀가 남긴 감정과 영향을 다시 떠올린다. 마지막 장면은 첫 만남의 순간으로 되돌아가며, 그들의 이야기를 조용히 마무리한다.


감상평

『오늘, 우리』는 단순한 러브스토리를 넘어, 시간이라는 틀 속에서 인간관계가 얼마나 변화하고 흔들리며, 또 얼마나 의미 있게 남을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사랑은 타이밍이라는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그리고 시간이 전부는 아니라는 사실도 함께 전한다.

앤 해서웨이는 엠마 역할에서 깊은 감정선을 절제된 방식으로 표현한다. 그녀는 엠마 특유의 지적이고 내성적인 면모를 담아내면서도, 사랑 앞에서는 솔직하고 용기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감정이 격해지는 장면에서도 과하지 않게, 깊은 울림을 전한다.

짐 스터게스는 덱스터의 복잡한 내면을 탁월하게 표현한다. 초반의 자유분방함과 무책임함에서 점차 성숙하고 상실을 받아들이는 인물로 변해가는 과정을 사실감 있게 그려낸다. 특히 후반부의 고독한 눈빛은 영화 전체의 감정을 짙게 물들인다.

영화의 연출은 날짜라는 설정을 활용하여 삶의 파편들을 엮어간다. 매년 같은 날, 같은 인물의 다른 모습은 관객에게도 ‘그해 나는 어떤 사람이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게 만든다. 각 장면의 배경—도시의 아침, 비 오는 거리, 해변의 황혼—은 시간의 흐름을 감각적으로 묘사하며 감정을 더한다.

무엇보다 이 영화는, 삶의 많은 시간이 지나서야 비로소 알아차리는 감정의 진실을 이야기한다. 우리는 자주 사랑을 미루고, 우정을 앞세우고, 타이밍을 핑계 삼지만, 결국 가장 소중한 감정은 오랜 시간 안에 남아 있는 것임을 보여준다.

『오늘, 우리』는 사랑을 고백하는 영화가 아니다. 오히려 사랑이란 얼마나 자연스럽고, 때로는 늦게 깨달아도 충분히 가치 있는 감정인가를 보여주는 아름다운 회고록 같은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