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장인물
『어바웃 타임』은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능력을 지닌 한 남자의 이야기를 통해, 사랑과 가족, 일상의 소중함을 따뜻하게 그려낸 판타지 로맨스다. 과거로 돌아가 실수를 바로잡을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우리는 과연 무엇을 바꿀까, 아니면 무엇을 그냥 두어야 할까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팀 레이크(Tim Lake)**는 평범하고 다정한 성격의 남성으로, 스물한 살이 되던 해 아버지로부터 가문 남자들에게만 주어지는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능력’을 알게 된다. 그는 이 능력을 통해 더 나은 사랑, 삶을 만들려 노력하지만 점차 그보다 더 중요한 무언가를 깨닫게 된다.
**메리(Mary)**는 팀이 사랑하게 되는 여성으로, 지적이면서도 소탈하고 따뜻한 성격을 가졌다. 팀이 그녀를 만나기까지 우여곡절을 겪지만, 결국 그녀와의 관계는 영화의 중심축이 된다.
**제임스 레이크(Mr. Lake)**는 팀의 아버지로, 시간여행의 비밀을 전수한 인물이다. 유쾌하고 지혜로운 성격의 소유자로, 팀에게 중요한 인생의 조언을 남긴다.
줄거리
팀은 평범한 법학도지만, 21살이 되던 해 아버지로부터 놀라운 이야기를 듣는다. 그들 가문의 남자들은 모두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이다. 다만 과거로 돌아가 현실을 바꾸는 것에는 제한이 있으며, 이 능력은 오직 ‘자신이 살아온 삶의 시간 안에서’만 가능하다.
처음에는 여자친구를 만들기 위해 능력을 사용하지만, 팀은 곧 이 능력이 단순한 유혹 이상의 무게를 지니고 있음을 깨닫는다. 런던으로 이사한 후 메리를 만나 사랑에 빠지고, 그녀를 잃지 않기 위해 시간여행을 반복한다. 결국 그는 메리와 결혼하고, 아이를 갖고, 평범한 가정을 꾸려간다.
하지만 인생은 시간여행으로도 피할 수 없는 일들로 가득하다. 팀은 여동생의 사고, 친구의 좌절, 아버지의 병 등 여러 사건을 겪으며, 시간여행이 모든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실감한다. 특히 아버지의 죽음을 앞두고 그는 과거로 돌아가 마지막 인사를 건넬 기회를 얻지만, 그마저도 언젠가는 놓아주어야 하는 현실을 받아들인다.
결국 팀은 중요한 결정을 내린다. 시간여행을 더 이상 사용하지 않고, 현재의 삶을 진심으로 살아가기로 한 것이다. 그는 매일을 처음 겪는 것처럼 살며, 익숙하고 지루했던 일상이 얼마나 기적 같은 순간들로 가득했는지를 체감한다.
감상평
『어바웃 타임』은 시간여행이라는 판타지 설정을 통해, 결국에는 ‘지금 이 순간을 얼마나 소중히 여길 수 있는가’라는 현실적인 질문을 던지는 영화다. 삶을 바꾸는 가장 강력한 마법은 시간을 되돌리는 것보다, 지금을 진심으로 살아가는 태도에 있다는 것을 조용히 일깨운다.
도널 글리슨은 팀 역에서 유쾌함과 감수성을 넘나드는 연기로 관객을 사로잡는다. 실수투성이지만 진심 어린 모습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인간적인 매력을 보여준다. 팀은 완벽하지 않지만, 삶을 더 잘 살고자 하는 마음만은 누구보다 진지하다.
레이첼 맥아담스는 메리 역에서 안정적이고 따뜻한 존재감을 발휘한다. 그녀의 캐릭터는 특별하지 않지만, 그 일상성과 진솔함이 팀의 삶을 바꾸는 큰 울림으로 다가온다. 두 사람의 관계는 로맨스 이상의 파트너십으로 묘사되며, 진짜 삶의 동반자를 떠올리게 만든다.
특히 빌 나이의 연기는 이 영화의 또 다른 감정의 축이다. 아버지로서, 인생의 선배로서 보여주는 그의 태도와 조언은 가볍지 않게, 그러나 부담 없이 스며든다. “하루는 원래대로 살고, 또 하루는 그 하루를 다시 음미하며 살아보라”는 그의 말은 영화를 본 관객에게도 오랫동안 남는다.
이 영화의 진정한 힘은 ‘크고 드라마틱한 사건’이 아닌, 작은 일상이 쌓여 만들어지는 삶의 아름다움을 이야기하는 데 있다. 커피 한 잔, 아이의 미소, 연인의 말 한마디—이런 장면들 속에 담긴 감정이야말로 이 영화가 전달하고자 하는 진짜 메시지다.
『어바웃 타임』은 사랑 영화이기도 하고, 가족 영화이기도 하며, 동시에 삶에 대한 애정 어린 시선이 담긴 철학적 영화이기도 하다. 이 영화가 주는 감동은 작고 조용하지만, 깊고 오래 남는다. 그리고 관객 스스로에게 이렇게 묻게 만든다.
“당신은 오늘을 어떻게 살았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