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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긴 어게인 (Begin Again, 2013) 등장인물, 줄거리, 감상평

by lovely072 2025. 7. 11.

등장인물

『비긴 어게인』은 음악이라는 공통 언어를 통해 잃어버린 자존감과 관계를 회복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감성 드라마다. 서로 다른 상처를 안고 살아가던 두 인물이 우연히 만나, 함께 노래를 만들고 부르며 자신과 타인을 다시 사랑하게 되는 과정을 담는다.

**그레타(Greta)**는 싱어송라이터로, 음악을 사랑하고 음악으로 감정을 표현하는 인물이다. 오랜 연인이자 뮤지션인 데이브와 함께 활동하다가, 그가 성공 후 변해가는 모습에 상처를 입고 혼자가 된다. 조용하고 섬세하지만, 내면에는 강한 신념이 있다.

**댄(Dan)**은 한때 잘나가던 음반 프로듀서였지만, 지금은 이혼하고 회사에서도 밀려난 상태다. 엉망진창이 된 삶 속에서도 음악에 대한 열정을 잃지 않고 있다. 우연히 들른 바에서 그레타의 노래를 듣고 감동하며, 그녀에게 다시 음악을 시작하자고 제안한다.

**데이브(Dave)**는 그레타의 전 연인이자 떠오르는 뮤지션이다. 처음에는 순수했지만, 성공 이후 그레타와 감정의 균열을 겪는다. 이 인물은 그레타가 자신을 되찾게 하는 계기이기도 하다.


줄거리

그레타는 유명 뮤지션인 데이브와 함께 뉴욕에 왔지만, 데이브가 다른 여성과의 관계를 갖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충격을 받고 이별하게 된다. 실의에 빠져 있던 그녀는 어느 작은 바에서 친구의 권유로 노래를 부르게 되고, 우연히 그곳에 있던 댄이 그 노래에 강한 인상을 받는다.

댄은 자신이 본 그레타의 가능성을 믿고 그녀에게 함께 앨범을 만들어보자고 제안한다. 둘은 거대한 레이블도, 고급 스튜디오도 없이 뉴욕의 거리 곳곳을 배경으로 앨범을 제작하기 시작한다. 지하철, 옥상, 공원—도시의 일상적인 공간이 곧 무대가 된다.

녹음하는 동안 그들은 각자의 삶에 대해, 실패에 대해, 그리고 음악이 가진 힘에 대해 이야기한다. 댄은 딸과의 관계를 회복하고, 그레타는 음악을 통해 자신의 감정을 다시 돌아보게 된다. 음악은 두 사람을 연결하고, 세상과 다시 이어주는 다리가 된다.

앨범 제작이 끝날 무렵, 댄은 이 음악이 단순한 사업이 아니라 삶을 되찾는 여정이었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레타는 완성된 음악을 레이블에 넘기지 않고, 직접 온라인을 통해 무료 배포를 선택한다. 그녀는 음악을 '팔기 위한 것'이 아니라, '들려주기 위한 것'으로 만들고 싶었던 것이다.

영화는 댄이 자신의 인생도, 딸과의 관계도, 음악에 대한 열정도 되찾는 모습과 함께, 그레타가 더 이상 누구의 그림자도 아닌, 스스로 중심에 선 아티스트가 되는 모습으로 마무리된다.


감상평

『비긴 어게인』은 제목처럼 ‘다시 시작하는 이야기’다. 그러나 이 시작은 실패를 딛고 일어서는 영웅적인 서사가 아니라, 작고 조용한 결심들의 연속이다. 누군가를 사랑하다 상처받았고, 일에 실패했고, 삶의 방향을 잃었지만, 음악을 통해 다시 스스로를 껴안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키이라 나이틀리는 그레타 역에서 화려하지 않은 소박한 연기를 보여준다. 실제로도 그녀는 이 작품에서 노래를 직접 불렀으며, 그 목소리에는 연기 이상의 감정이 담겨 있다. 그녀가 부르는 “Lost Stars”나 “A Step You Can’t Take Back”은 캐릭터의 감정을 고스란히 전달한다.

마크 러팔로는 댄의 역할을 통해 무너진 남자가 어떻게 다시 열정을 회복하는지를 현실적으로 그려낸다. 위트와 슬픔, 그리고 조용한 따뜻함을 오가는 그의 연기는 댄이라는 인물을 복잡하면서도 사랑스럽게 만든다.

무엇보다 이 영화는 음악을 통해 말한다. 대사보다 노래가 더 많은 이야기를 전한다. “음악은 사람을 다시 일으켜 세운다”는 단순한 진실을, 이 영화는 보여주는 것으로 증명한다.

『비긴 어게인』은 음악영화지만, 동시에 관계에 대한 영화다. 사랑이 끝났다고 모든 것이 끝나는 건 아니고, 실패가 삶의 끝은 아니라는 것을 말한다. 내 삶의 중심을 다시 나에게 돌려놓는 것, 그것이 진짜 시작이라는 메시지를 조용히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