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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울 (Soul, 2020) 등장인물, 줄거리, 감상평

by lovely072 2025. 7. 12.

등장인물

『소울(Soul)』은 삶의 의미, 존재의 이유에 대해 따뜻하면서도 깊은 시선으로 다가가는 픽사의 애니메이션이다. 단순히 아이들을 위한 영화가 아니라, 모든 세대가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철학적 메시지를 담고 있다.

**조 가드너(Joe Gardner)**는 뉴욕에서 중학교 음악 교사로 일하는 재즈 피아니스트다. 늘 무대 위에서 연주하는 것을 꿈꿔왔고, 기회만 생기면 진짜 음악가로 살아가고 싶어 한다. 그러나 그는 여전히 ‘진짜 인생’은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고 느낀다.

**22번(Soul 22)**은 태어나기 전의 영혼 세계인 '태생의 전당'에서 오랜 시간 머물러 온 영혼이다. 지구에 내려가는 것을 거부해 왔고, 삶에 대한 의욕이 없다. 조와의 만남을 통해 처음으로 '사는 것'에 대해 흥미를 갖기 시작한다.

**도로테아 윌리엄스(Dorothea Williams)**는 유명 재즈 밴드 리더이자 색소폰 연주자. 조의 실력을 인정하고 무대에 설 기회를 주는 인물이다. 조가 꿈꾸던 무대의 현실성을 보여주는 역할이기도 하다.


줄거리

조는 어느 날 평생 꿈꿔온 무대에 설 기회를 얻게 된다. 유명 재즈 뮤지션 도로테아 윌리엄스와의 공연을 앞두고 기쁨에 젖은 채 길을 걷다, 그만 맨홀에 빠져 죽음을 맞는다. 그의 영혼은 ‘태생의 전당(The Great Before)’이라는 세계로 이동하게 되고, 이곳에서 아직 태어나지 않은 영혼들에게 ‘지구로 갈 준비’를 돕는 임무를 맡게 된다.

그는 집착에 가까울 정도로 지구로 돌아가고 싶어 하며, 우연히 ‘22번’이라는 아직 지구에 가기를 거부하는 영혼과 팀이 된다. 22번은 수많은 멘토를 거쳤지만, 여전히 삶의 의미를 찾지 못한 상태다. 조는 그녀를 설득하고, 자신은 지구로 돌아가 공연을 마치려 한다.

그러나 상황은 예상과 다르게 흘러간다. 조와 22번은 지구로 돌아오는 데 성공하지만, 실수로 조의 영혼은 고양이 몸에, 22번의 영혼은 조의 몸에 들어가게 된다. 이 황당한 상황 속에서 22번은 조의 일상을 직접 체험하고, 작지만 소중한 일상—피자, 바람, 음악, 사람들 사이의 온기—에 감동받는다.

조는 드디어 자신의 몸을 되찾고 무대에 오른다. 완벽한 연주를 마쳤지만, 끝나고 나서도 마음은 허전하다. 그는 깨닫는다. 자신이 꿈꾸던 ‘성공’은 인생의 전부가 아니었다는 것을.

마지막에 그는 22번에게 삶을 선물하고, 22번은 지구로 내려간다. 조는 다시 삶의 기회를 얻고, 그날부터 매일을 새롭게 살아가기로 결심한다.


감상평

『소울』은 픽사 특유의 감성과 철학을 바탕으로, “우리는 왜 사는가”, **“삶이란 무엇인가”**라는 가장 본질적인 질문을 던진다. 아이들은 색감과 음악에, 어른들은 질문과 메시지에 빠져들 수 있는 영화다.

조 가드너는 많은 이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인물이다. “무언가 대단한 일을 해내야 내 인생은 진짜 시작된다”고 믿지만, 그 믿음은 결국 허상이었음을 깨닫는다. 삶의 의미는 거대한 사건에 있지 않고, 바로 매일의 평범한 순간들에 있다는 진리를 배운다.

22번은 처음엔 냉소적이고 세상에 무관심해 보이지만, 사실은 누구보다 삶에 대해 두려워했던 존재다. 그녀가 조의 몸을 통해 세상을 보고, 사람들과 부딪히며 웃고 울게 되는 과정은 관객에게 깊은 공감을 준다. 우리가 무심코 지나쳤던 일상의 디테일이 얼마나 위대한지를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음악은 이 영화의 또 다른 주인공이다. 존 바티스트의 재즈 선율과 트렌트 레즈너 & 애티커스 로스의 몽환적인 스코어는 영혼의 세계와 현실을 아름답게 구분 짓는다. 음악은 인물의 감정을 말보다 더 강하게 전달하며, 메시지의 진폭을 키운다.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조가 자신이 쳤던 피아노 앞에서 조용히 앉아 인생의 장면들을 떠올리는 장면이다. 햇빛, 바람, 어린 시절의 추억, 엄마와의 대화, 거리에서 들은 소리—그것들이 모여 인생의 진짜 음악을 만들어낸다.

『소울』은 “당신의 스파크(Spark)”가 꼭 ‘무언가를 잘하는 것’일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단지 살아 있는 것 자체, 지금 이 순간을 진심으로 느끼는 것, 그것만으로도 삶은 충분히 가치 있다고.

이 영화는 누군가에게는 따뜻한 위로가, 또 누군가에게는 새로운 출발의 계기가 된다.
그리고 마지막 대사처럼, 이렇게 말해준다.
“어떻게 살 거냐고요? 글쎄요… 오늘부터 최선을 다해 살아볼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