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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 투 송 (Song to Song, 2017) 등장인물, 줄거리, 감상평

by lovely072 2025. 7. 18.

등장인물

『송 투 송』은 음악과 사랑, 예술과 욕망이 뒤엉킨 삶 속에서 진짜 자신과 진짜 관계를 찾아가려는 인물들의 여정을 몽환적으로 그려낸 영화다. 이야기는 느슨하지만 감정은 깊고, 영상은 현실 같지만 동시에 꿈처럼 흘러간다.

**Faye(루니 마라)**는 뮤지션을 꿈꾸는 젊은 여성으로, 예민하고 감수성 풍부한 인물이다. 음악계의 거물 쿡과 복잡한 관계를 맺고 있지만, 진심을 갈망하며 방황한다.

**BV(라이언 고슬링)**는 이상주의적인 뮤지션이자, 인간적인 유대를 중요시하는 인물이다. Faye와 진심으로 사랑을 나누려 하지만, 그녀의 과거와 자신의 한계 때문에 갈등을 겪는다.

**Cook(마이클 패스벤더)**는 성공한 음반 제작자로, 권력과 매력을 동시에 지녔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공허와 파괴적 욕망이 자리잡고 있다. Faye, BV, 그리고 또 다른 여성들과 복잡한 관계를 형성한다.

**Rhonda(나탈리 포트만)**는 교사 출신의 순수한 여성으로, Cook과 결혼하지만 점차 그 관계가 자신을 무너뜨리는 것을 깨닫게 된다.


줄거리

텍사스의 오스틴. 음악 페스티벌이 넘쳐나는 도시에서, Faye는 성공을 좇으며 음악 프로듀서 Cook과 관계를 맺는다. 그녀는 그의 힘을 이용해 꿈에 다가가지만, 점점 자신을 잃어가고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러다 이상주의자 BV를 만나게 된다. BV와의 사랑은 처음엔 순수하고 진실하다. 하지만 Faye는 Cook과의 관계를 숨기고 있고, 그 비밀이 둘의 관계를 조금씩 흔들어간다.

한편 Cook은 다른 여성들과의 관계를 반복하며 사랑을 이해하지 못한 채 살아간다. Rhonda는 Cook과 사랑에 빠지지만, 점점 그가 자신의 삶을 갉아먹는다는 걸 느낀다. 그녀의 서사는 영화 속에서 가장 아프고 잔잔한 파국을 향한다.

Faye, BV, Cook, Rhonda—네 사람은 각자의 방식으로 사랑을 갈망하고, 상처를 입고, 길을 잃는다. 하지만 그 끝에서 Faye는 스스로를 되찾는 길을 선택하고, 진심을 말할 수 있는 순간을 마주한다. 영화는 명확한 결말보다는 느낌과 순간의 연속으로 관객의 감정을 자극하며 마무리된다.


감상평

『송 투 송』은 전형적인 줄거리나 갈등 구조를 따르지 않는다. 삶의 단편, 사랑의 잔향, 상실의 흔들림을 느린 음악처럼 흐르게 만드는 영화다. 말보다 침묵이 많고, 대사보다 몸짓과 시선이 많은 이 작품은 관객이 받아들이는 감정의 공간을 남겨둔다.

테렌스 멜릭 감독 특유의 카메라 워크는 인물들의 감정을 따라 부유한다. 종종 등장하는 음악과 바람, 손끝, 빛의 떨림 같은 요소들은 이야기 자체보다 더 강하게 마음에 새겨진다. 마치 시를 읽는 것처럼, 하나의 장면이 여러 번 곱씹어지게 한다.

루니 마라는 Faye의 불안정한 감정선을 섬세하게 끌고 간다. 순수와 욕망, 진심과 가식 사이를 흔들리는 그의 모습은 관객에게 깊은 공감을 안긴다. 라이언 고슬링은 따뜻하고 안정적인 BV를 연기하며, 영화 속에서 가장 현실적인 인물로 중심을 잡는다.

마이클 패스벤더의 Cook은 매혹적이면서도 파괴적인 에너지로, 사랑을 두려워하고 진심을 오해하는 인물의 전형이다. 그의 반대편에 있는 나탈리 포트만은 극도의 순수함과 그로 인한 상처를 체화하며 관객을 먹먹하게 만든다.

이 영화는 사랑을 말하지 않으면서도, 사랑에 대해 가장 많이 말하는 영화 중 하나다. 그것은 이름이 아니라 감정으로 존재하고, 문장이 아니라 시선으로 기억된다.

"사랑은 음악 같아. 때론 조율되지 않고, 엇박자지만, 그래도 계속 흘러."

『송 투 송』은 완벽한 화음을 들려주지 않는다. 하지만 그 불완전함이야말로 진짜 인생의 리듬이 아닐까 생각하게 만든다.